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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문화유산 답사기]산삼금표(禁標) 있다! 없다?
  • 등록일2007-05-26
  • 작성자북부청 / 홍현정
  • 조회7273
  조선시대에 황장목(黃腸木)의 보호를 위하여 보호림 구역을 만들어 표시를 해놓는 제도인 황장금표(黃腸禁標)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다. 전국적으로 분포해 있는 황장목 보호림 가운데 인제군 북면 한계리에 위치한 황장금표도 많이 알려져 있지만 산삼의 금표인 ‘산삼가현산 서표(産蔘加峴山 西標)’에 대해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인제 내린천을 따라 도는 31번 국도를 달려 상남면 미산리 방면으로 가다보면 내린천과 방내천이 합쳐지는 ‘합수머리’, 강가의 평범한 바위에 ‘산삼가현산 서표’가 있다.


  ‘산삼이 많이 생산되는 산의 서쪽’이라는 뜻의 “산삼가현산 서표”는 일종의 금표(禁標)이다. 금표는 국가가 필요로 하는 산물이나 지역에 일정한 표식을 두어 일반인이 함부로 출입하거나 산물을 채취하는 것을 금하는 조선시대 산림정책의 일환이었다.


  산삼의 경우도 이와 같이 금표가 있었는데, 1992년에 정선군 가리왕산에 임도를 내면서 발견한 ‘강릉부 산삼봉표(江陵付山蔘封標)’한 개와 그 이후 인제군 상남면 개인산 입구와 합수머리 인근에서 발견된 ‘산삼가현산 서표’ 두 개로 현재 모두 세 개의 금표가 발견되었다. 특히 인제군 ‘산삼가현산 서표’의 경우, 두 금표가 모두 서쪽으로 표시된 이유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으나 조선초기에는 금표, 조선중기 이후에는 봉표로 표시하였다고 하니 표시된 시기는 추정할 수 있다.


  과거 우리나라 산에는 어디서나 산삼이 자라고 있었으나 고려말기 충열왕 3년(서기 1227년)부터 원나라의 무리한 요구로 산삼을 무차별 남획하게 됨으로써 산삼이 급격히 줄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무리한 조공으로 민심까지 이반(離叛)하게 되자 뒤늦게 이러한 사실을 파악하여 산삼 남획을 금하게 되었다.


  마침내는 산삼 생산지에 산삼 채취를 금하는 금표(禁標)까지 세우게 되었다 한다. 산삼가현산 서표를 통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자원고갈을 염려한 선인들의 지혜를 느낄 수 있다.



< 산림문화유산 리포터 김병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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