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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선물 기획연재]잣송이, 이렇게 생겼구나!
  • 등록일2007-09-10
  • 작성자북부청 / 홍현정
  • 조회5563
  임업직공무원인 나의 출장지는 대부분 산이다. 그래서 항상 등산화 등산복을 구비해 놓거나, 아예 입고 출근을 한다. 오늘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단단히 옷을 챙겨 입고 팀장님과 주임님 뒤를 따라 열심히 산을 올랐다.
  숲속 전봇대 가까이에 있어 산불을 유발할 수 있는 나무를 조사하기위해서 나온 출장이었다. 전봇대에 기대있는 나무, 전선에 가지가 닿아있는 나무 등은 혹 전류가 흘러 큰 산불을 일으킬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나무는 조사해 제거 해줘야 한다.
  꼼꼼하게 살피면서 산을 오르고 있는데, 위에서 뭔가가 어깨위로 툭 떨어진다.  땅위로 도르르 굴러가는 모양을 보고 그냥 솔방울이겠거니 하고 지나치는데, 팀장님이 하나를 주워 설명을 해주신다. 이것은 다름 아닌 잣송이였다. 청설모가 야무지게 빼먹은 속빈 잣송이였다. 항상 다 까놓은 뽀얀 잣만 봤던 나는 잣송이가 잣송이인줄도 몰랐다. 가는 길에 알찬 녀석을 주어 속을 까보니 잣이 소복하다. 아마도 도시에서만 자란 아이들은 수정과 위에 동동 떠있는 잣알맹이는 봤어도, 껍질 채의 모습은 보기 힘들었을 것이다.
  잣은, 잣송이 사이사이 단단한 껍질에 싸여 1~1.5cm정도의 검지손톱만한 크기로 오밀조밀 붙어있는데, 보통사람은 이것을 이로 깨물어 먹기도 힘들 정도로 단단하다. 대보름에 깨물어먹는 ‘부럼’ 중에 왜 잣이 포함됐는지 이해가 될 것이다. 단단한 잣껍질을 조심스레 까면 안에 땅콩처럼 얇게 갈색껍질이 나오고, 이 껍질을 벗기면 우리 눈에 익은 뽀얀 잣이 모습을 드러낸다.
  잣은 영양분이 많아 노인과 환자들에게 좋아, 몸이 허한 사람에게는 잣죽을 끊여 주면 보양이 된다. 또, 성인병치료에도 좋은 약재로 이용되고 있으며, 잣의 질 좋은 식물성 기름은 피를 맑게 해주고 혈압을 낮춰주어 고혈압과 중풍 예방에도 탁월하다고 한다. 그 맛 또한 고소하고, 향도 좋아 고명으로 많이 쓰인다.
  우리나라 잣은 이미 옛날부터 ‘신라송자’, ‘해동송자’라 불리며 세계적으로 그 약효가 좋기로 유명했다고 한다. 중국은 물론 서역에까지 수출되었을 정도라고 하니, 오늘 가족들 간식으로 잣을 준비해 두어도 좋을 듯하다.


< 춘천국유림관리소 황윤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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