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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리지숲길(국립청태산자연휴양림)
  • 등록일2014-08-29
  • 작성자정보통계담당관실 / 관리자
  • 조회6090

연리지 숲길 반갑습니다.

저는 국립청태산자연휴양림 숲 해설가 이야기꾼 최혜옥입니다.
오늘 여러분과 함께 할 코스는 아주 잔잔한 오솔길입니다.
가족이 함께 맨발걷기를 하기도 좋은 코스구요. 또 조성된 숲과 자연림을 함께 통과하며 볼 수 있는 잔잔한 이야기들이 숨어있는 길입니다.
자~ 그길로 안내하여 드리겠습니다. 이쪽으로 출발하겠습니다.
이 코스는 이렇게 작은 계곡물이 흐르는 나무다리를 건널 수도 있고요.
또 적당히 명상을 하거나 맨발걷기를 통한 집중을 할 수 도 있는 코스도 있습니다.

이제 시냇물 소리가 들리는 작은 나무다리를 건너왔습니다.
예전에 청태산은 6.25이후 살림이 어려웠던 시절, 숲으로 들어온 사람들이 나무를 베고 불을 내어 밭을 일구는 화전민들이 주로 살던 지역이었다고 합니다. 1970년대 초반 산림녹화를 시작하면서 화전민들을 이주시키고 조성된 숲이지요. 이곳에는 잣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는데요. 이쪽에 보시는 터가 주로 화전민들이 살았던 지역입니다.
흐르는 물이 있고 나무가 있고 밭을 일구어 살 수 있는 혜택을 받고 살았던 지역이었죠. 청태산 숲의 역사라고 한다면 이 숲은 70년대 초반에 조림된 숲이기 때문에 40년 정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 이 시원한 잣나무 숲 그늘에서 우리 몸과 마음을 힐링 하면서 혹은 여유가 있으시면 양말을 벗고 맨발로 숲길을 가족과 함께 천천히 걸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또는 자리를 갖고 왔을 경우에 숲속에서 누워 눈을 감고 충분한 명상시간을 가져도 아주 좋은 장소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쪽으로 이동하면서 다른 코스와 달리 이쪽에는 어떠한 식생들이 있는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쪽으로 진행을 하겠습니다.
숲속에 오시면 지금 이맘때쯤이면 향기 나는 식물이 많아지고 또 씨앗을 맺는 풀들이 많아지는데요. 아마! 걔들은 마음이 정말 바쁠 겁니다.
청태산처럼 깊은 숲 속은 겨울이 길기 때문에 식물들이 겨울 채비를 빨리빨리 해야 되거든요. 이제 저와 함께 이 숲길을 잠깐 걸어보실까요?

신발 끈을 먼저 풉니다. 바지를 걷어주시고요. 양말을 벗어서 신발 속에 넣습니다.
여기서부터 맨발로 이제 걸어보겠습니다. 먼저 발가락 운동을 좀 해주셔야 합니다.
발가락을 크게 벌리고 발가락을 꼼지 꼼지 해주세요.
이제부터 양말과 신발 속에서 내내 바깥구경을 잘 못했던 우리 발가락 친구들을 한번 깊은 숲속에서 소풍을 시켜볼까 합니다. 저를 따라서 발가락소풍을 나가봅니다.
천천히! 발바닥에 느껴지는 느낌들이 어떠한지 한번 생각해 봅니다.
아니면 눈을 감고 잠깐 그 자리에 서서 발바닥을 통해서 느껴지는 땅의 기운을 느껴보셔도 좋습니다. 다른 감각을 깨우려면 눈을 감으면 다른 감각이 더 배가됩니다.

주변에 들려오는 소리에도 집중할 수 있고요. 발바닥에 느껴지는 신선한 감촉도 느껴볼 수 있습니다. 조금 따끔따끔 한 것 같기도 하고, 시원한 느낌도 나지요.
먼저 걷기 전에 이쪽으로 잠깐만 들렸다 가보겠습니다.

나무를 베어내고 집을 짓고 나무를 땔감으로 쓰고 숲속에 밭을 일구어 감자도 심고 옥수수도 심었던 화전민을 도시로 이주시키고 그 자리에 이렇게 숲을 조성했습니다. 지금 여러분들이 보시는 이장소가 화전민이 살았던 집터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집을 짓고 살았다면 어떠한 환경을 원했을까요?
아마도 물이 가깝고 뒤쪽은 바람을 막아줄 수 있고 어느 정도 통풍이 잘되는 곳을 원했을 겁니다. 이 터는 조금 작기는 하지만 왼쪽으로는 물이 흐르고 뒤쪽으로는 아늑한 기운이 있어서 이곳을 집터로 쓰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지금 이 앞에 돌무더기들이 화장실 터로 예상이 되는데 몇 년쯤 되었을까요?
대강 계산해보면 50년이 조금 넘었겠지요?
여러분은 옛 사람들이 살았던 삶의 터를 보고 계십니다.
이전에 이렇게 누군가가 힘들게 살았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우리가 오늘날 풍요롭게 살면서도 힘들다고 투정할 때 이것쯤은 별거 아니야! 하는 용기를 가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원래 코스로 돌아가서 맨발걷기를 계속해 보겠습니다.
이렇게 옛사람이 살았던 흔적을 되돌아보면서 그들의 삶은 어떠했을까? 한번 생각해 보는 것도 오늘을 사는 우리들이 한번 되돌아봐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제 이쪽으로 숲길을 지나서 가보겠습니다.
발바닥이 지금 뭐라고 이야기를 할까요?
아! 시원해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지 않나요?
이 길을 따라서 숲을 걸어가 봅니다.
조금 천천히 가는 것이 좋겠지요? 왜냐하면 느낌은 빨리 빨리 걷는 것보다 천천히 걸을 때 그 느낌이 더 크게 오기 때문이지요.

음~ 이쪽은 정말 숲다운 느낌이 들죠? 잣나무 숲과 달리 서로 잎 모양새가 다른 나무를 많이 만나게 되는데요. 이곳에 우리가 오래오래 기억해 둘만한 나무가 있습니다.
한번 콩! 콩! 노크를 해볼까요?
아주 푹신푹신한 느낌이 느껴집니다.
이 나무는 여기 씌어있는 것처럼 황벽나무란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노랗다는 뜻의 황자를 써서 황벽이라고 하는데 실제 이 나무 속껍질을 보면 아주 노란색이 진하게 나타납니다.
제가 준비해온 나이테를 한번 보여 드릴게요.
여기보시면 나이테들이 동그랗게 보이시죠?
맨 가장자리에 이렇게 푹신푹신한 스펀지 느낌은 이 나무가 코르크층이 잘 발달 되어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코르크층 중에서도 가장 최상급의 코르크를 생산해 낼 수 있는 나무고요. 예전부터 이 나무는 노란색을 나타내는 염료로도 쓰였습니다.

또 무구정광대다라니경 목판 인쇄물을 만들 때도 쓰였다고 하는데요. 바로 황벽나무 열매로 가공했다고 합니다. 즉 황벽나무 열매의 색소가 방부제 역할을 해서 천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대로 보존이 됐다고 생각하면 정말 숲에 있는 무궁한 자원을 우리는 잊고 사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주 만나기 어려운 나무인데 사람들이 이 설명을 듣고 쾅쾅하며 상처를 내기도 하는데 그냥 있는 대로 보기만 했으면 합니다.
아주 크게 자라서 열매를 맺을 때쯤 그 열매에서 나는 알싸한 향기가 나서 향기로운 숲을 만드는데 일조를 하기도 하지요.
자~ 이제 황벽나무를 지나서 이쪽으로 진행 할 텐데요.
이쪽으로 올라가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다른 종류의 나무들과 그들이 살았던 생태를 엿보실 수 있습니다. 오른쪽으로 진행하겠습니다.

이쪽에 올라와보니 큰 나무 아래쪽으로 우리가 어디서 흔하게 보았던 친구들이 숲속에 있네요. 혹시 생각나시는 분 있으세요? 잎이 대나무랑 좀 닮았죠?
예! 맞습니다. 이 친구는 산에서 자라는 대나무라 하여 산죽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예전에 지금처럼 기계가 없던 시절에 쌀에 많았던 돌을 걸러내는 조리, 요즘에는 복조리로만 남아있지만 그런 조리를 만들었다고 해서 이름을 조릿대라고도 부르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해보면 이 조릿대는 우리에게 별로 쓸모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숲 생태계에서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답니다.

뿌리줄기들이 땅속 아래로 뻗어가면서 서로 얽혀가며 자라기 때문에 비가 올 때 토양이 밖으로 흘러나가는 것을 막아주고요. 또 이친구들이 많이 우거진 숲은 작은 동물들의 은신처가 됩니다. 예를 들어서 다람쥐가 누군가에서 쫓겼을 때 이 숲에 와서 숨을 수도 있겠고 작은 동물들이 비를 피해서 쉬어 갈 수도 있는 거구요. 그래서 숲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생물들을 보호하기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아지트라고 보시면 됩니다.

혹시 아바타라는 영화를 보신 적이 있으세요? 아바타에서 보시면 거대한 나무의 뿌리가 수많은 나무들의 뿌리와 엉켜서 서로 소통하고 교감하는 것을 영화 속에서 볼 수가 있었는데요. 지금 이 숲에서도 마찬가지로 서로 다른 종류의 나무들이 살고 있고 또 다른 풀들이 살고 있어서 사람들이 보기에는 전혀 다른 것 같지만 실제로는 큰 나무가 작은 풀들을 키우고 작은 풀들이 여러 가지 역할을 통해서 큰 나무를 키우는 어우러져 사는 숲의 전형을 보실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생각으로 이것을 쓸모가 있다, 없다 판가름하기 전에 자연 속에서 각각 타고난 저마다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 조금 마음을 열고 볼 수 있다면 우리가 숲을 바라보는 눈을 조금 다른 각도로 바꾸어 줄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조릿대처럼 말이지요.
다음은 이쪽으로 진행하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쪽에도 계속 조릿대들이 이어져 있는데요. 지금 막 새순들이 예쁘게 올라오고 있네요. 이곳에 있는 조릿대들은 키가 비교적 좀 작지만 지리산이나 한라산을 가보면 키가 굉장히 큰 조릿대 친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들이 뭐냐면 아까 많은 종들이 조릿대 숲을 은신처로 사용하고 있다고 했는데 숲속에서 잠자고 있거나 쉬고 있는 동물 친구들이 있을 수 있거든요.
특히 아이들을 데려오시는 분들은 아이들이 조릿대 숲에 함부로 들어가지 않도록 유의를 해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조릿대 숲에 무심코 들어갔다가 숲에서 잠자고 있는 친구들이 깜짝 놀라서 뒤꿈치를 깨물 수도 있거든요

이 조릿대들은 큰 나무들이 잎을 크게 피울 때 잠자고 있는 것처럼 쉬고 있다가 어느 정도 큰 나무 잎들이 성장하고 나면 그 틈새를 이용해서 이렇게 새순을 올린답니다.
즉 넓은 숲에서 똑같은 시기에 똑같이 맞춰 어렵게 사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서로 균형을 맞추면서 타이밍을 달리해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지요.

네 이제 어느덧 약속한 시간이 다된 것 같네요.
오늘 마지막 포인트인 이곳에서 아름다운 인연을 한번 만들어볼까 합니다.
지금 이쪽에 서있는 나무를 한번 보시겠어요?
왼쪽에 있는 참나무종류인 신갈나무와 오른쪽에 있는 물푸레나무가 서로 합쳐져서 연을 맺고 있는데요. 같은 나무가 가지가 서로 연결되어 있을 경우에는 아래쪽에서 빨아올린 물이 그 가지를 타고 서로 다른 가지 쪽으로 올라가게 되고 위에서 광합성으로 인해 만들어진 양분이 내려오다가 다른 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양분으로 저장이 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종이 다른 나무는 앞에서와 같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학자분도 계십니다만 어쨌거나 인연을 맺는 것은 참 중요합니다. 살펴보시면 처음에 아마 왼쪽에 있는 신갈나무와 오른쪽에 있는 물푸레나무가 서로 처음에 부딪쳤을 때는 굉장한 압박감을 느꼈을 겁니다.
나무가 살아가는 일도 사람들이 사는 일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처음에 부부가 만나서 살면 다툼도 있지요. 서로 다름에 대한 다툼도 있을 수 있고요. 짜증 날 때도 있었을 텐데 어느 순간 지나고 나면 서로 포용하고 이해하고 자신이 처한 상황을 잘 파악해서 의좋게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이 나무도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대단한 압박을 받았겠지요? 그러나 지금은 이렇게 둘이서 한 몸이 된 것처럼 하나를 이루며 잘 자라고 있습니다.
멀리서 살펴보면 이 나무는 두 그루의 나무가 서로 한 그루의 나무 같은 수형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생태학적으로 본다면 충분한 햇빛을 받기위해서 그런 모양을 하고 있겠지만 사람들 시선으로 본다면 훌륭한 인연으로 만나서 서로 하나가 되었다고 볼 수가 있겠지요.

이처럼 소중한 인연 오늘 저한테 베풀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우리 주변을 한번 돌아보세요. 예쁜 꽃 한 송이, 예쁜 열매를 가지고 서로 감사의 마음을 나누어 보면 어떨까요?

이 친구는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자라는 뱀딸기란 열매인데요.
제가 이걸 꽃다발로 한번 만들어 보았습니다. 우리가 마지막에서 살펴본 연리지처럼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나서 한 공간에서 한마음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굉장히 어렵고도 아름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드실 거예요.
자~ 그런 아름다운 인연에게 한 가지씩 선물을 해보자고요.

옆에 있는 꽃 한 송이씩 건네주세요. 아들은 엄마에게 얘기해 주세요.
엄마! 내 엄마가 되어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아내가 남편에게 말합니다.
여보! 내 남편이 되어줘서 정말 고마워요!
내 친구가 되어줘서 정말 고마워!
물론 이런 말들은 연습이 필요할 수도 있겠지요.
앞으로 많은 날들이 여러분한테 남아있습니다.
수많은 날들을 아름다운 날들로 인연을 맺으면서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또 그 아름다운 인연을 감사의 마음으로 전하는데 인색하지 말기 바랍니다.

오늘 마지막으로 연습을 한번 해볼까요?
오늘 숲에서 만난 저와 아름다운 인연이 되어주어서 고맙습니다.
빨간 뱀딸기 꽃다발 하나를 전해드리겠습니다.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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